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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춤추는 벨리꿈나무

독일에서 밸리댄스 배우기 (feat.실시간 온오프라인 수업)

사람은... 끼를 버리고 살 수 없다.. ㅎㅎ

둘째아이가 어찌저찌 그랜슐레까지 들어가고 나니 어느정도의 죄책감(?)을 털어내고 다시 내려놓았던 춤을 본격적으로 추려고 한다. 학교메일보내고, 어디 위원회 가고, 그러느라고 마음한켠에 미안한 마음 때문에 내껄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집 근처에도 댄스학원이 서너군데는 있었고, 그중 한군데에 밸리댄스 수업이 있는걸 홈페이지로 봤던 터라 용기를 내가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밸리댄스 강사를 못구해서 오랫동안 수업이 없다는 거다. 

 

아.. 독일어만 좀 되면, 비자만 맞으면

나 가르칠 수 있는데 ㅋㅋ

 

아무튼

그래서 줌바댄스라도 끊어서 들어가야하나 싶다가도 무릎이 다시 안좋아질까봐

선뜻 그러질 못하겠는거다. ㅜㅜ 운전할 줄 아니까 좀 멀더라도 밸리댄스를 계속 추기로 했다.

구글 검색을 해보니 차로 30~40분 거리에 4군데 정도 학원이 있었고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학원 두군데 중에서 한곳을 컨텍하게 되었다. 주차가 쉬운델 먼저 골랐다. ㅎㅎ

하지만 나는 여기 와서 남편의 잦은 출장으로 매주마다 시간 맞춰 나가기는 불가능.

다행히 여기는 온오프라인으로 수업이 가능하다고 해서 해보기로 했다.

언어가 전혀 안되는데 학원을 다니기로 결심한 나에겐 나름 아주 큰 용기가 필요했다.

어쩜 내가 좋아하는 수업만 꽉꽉 차있니~ ㅋ

여기도 한국처럼 체험수업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일했던 학원은 1회 한해서 무료였지만 한국도 대부분의 일일체험수업은 유료로 받고 있다. 여기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눈에 띄는건 1회권 외에 신규회원에 한해 5회권 결제권이 있었다는 거.

게다가 페이팔 결제가 되니 아직 독일 계좌가 없는 나는 안 할 이유가 없지!

 

오늘은 벨리댄스 레벨3(고급반) 줌수업

역시 예상했던대로 신랑은 출장을 가버렸고 ㅋㅋ

난 수업을 들어야겠고  ㅎㅎㅎㅎ

아, 못따라하면 어쩌지 싶다가도 그동안 한국에서도 외국 밸리댄서 워크샵도 몇번 들어봤던 터라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덜컥 고급반부터 듣기로 했다. 줌이니까 못따라한다 싶으면 화면 꺼버리지 싶어서 ㅋ

 눈높이 맞춰서 대충 노트북 올려놓고

(협찬:울아이들 나무의자 ㅋ)

수업시작시간 15분전에 줌 주소가 왔고

정확히 수업시작시간에 켜졌다.

선생님과 간단히 인사하고 오프라인 현장수업에 있는 분들과도 인사를 시켜주셨다. 약간의 컬쳐쇼크였던게 한국에서도 코로나 때문에 줌수업으로 전환을 하면서 온라인수업이 생기긴했지만 대부분 교육영상처럼 강사 혼자서 설명하고 끝내던가, 아니면 수업을 하고 난 후의 녹화영상을 공개하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여긴 아예 현장회원과 온라인 회원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수업을 진행하셨다.

 

주고받는 티카티카가 가능한 수업!

그래서 화면을 끄면 안된다. -,-+

6~7명의 현장에 있는 회원님들과 나를 포함해 4명의 회원이 줌으로 참여를 했다.

고급반은 75분 수업!

독일어로 진행이 되고, 중간중간 내 동작을 체킹하시면서는 영어로 설명을 해주시기도 했다.

 

배웠던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구나

처음엔 하나도 못따라갈 줄 알았는데 어느새 따라하고는 있더라. (정확도는 둘째치고..^^)

첫 시작때 그냥 경력까고 얘기했다. 티칭 라이센스는 있는데 몸을 안쓴지 오래되었다고..

선생님이 오프라인으로 한번은 꼭 보자고 하셨다.

저도 그러고 싶어요~

화면으로 따라하는 거랑 실제 현장에서 따라하는건 굉장한 차이가 있으므로.

 

번외로 한때 스피닝이 VCR화면으로 대체된다며 헬쓰장업계에서 큰 파장이 된적이 아주 오래전에 있었다. 어느 업체에서 그런 프로그램을 내어놓고 월30만원인가?로 화면으로 수업이 가능하게 한거. 초급~고급반까지 커리큘럼이 다양했음. 관장님들 사이에선 인건비를 아낄 수 있는 굉장히 파격적인 시스템이어서 스피닝강사들이 생계걱정을 하던때가..

아주 잠.깐. 있었다. ㅋ 

그런데 1여년이 지나고 강사들이 현장으로 다시 투입이 되기 시작했다. 의사소통없는 일방적인 수업이 운동을 하러 온 사람들에겐 안 먹히기 시작한거다. 헬스장에서 GX강사로 뛸때 관장님하고 얘기하면서 자연스레 알게 됨.

그때 화면 보면서 나도 수업 참여해 봤는데

굉장히 재미없드라. ㅋ

그래서 특히나 예체능은 온라인수업보다는

현장수업이 계속 대세일 듯 싶다. 

내가 유튜브로 벨리댄스 수업을 올리고 있음에도 

끝엔 항상 여유가 되면 학원을 가라고 말하는 이유.

 

오랜만에 춤을 추니 갑자기 기분이 너무 좋아졌고, 뚱뚱해진 몸을 보자니 한숨은 다시 나왔지만

이제 4번의 수업이 더 남아있는 상태.

이중에 두번은 꼭 오프라인 수업을 들어볼 생각인데 제발 남편이 출장가지 않는 시간이 나오길 바란다. ㅠㅠ

 

지금 독일의 학교는 부활절방학(봄방학맞나?)기간이라 3주 가까운 시간동안 아이와 학교를 가지 않아 상대적으로 덜 피곤한 상태. ㅋ 그래서 용기를 내어볼 수 있었기도 하고..

아직도 독일어가 너무 어렵고 계속 답보상태인데 이렇게 현장에 계속 녹여들어가면 나에게도 좀 좋은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늘 느끼는 거지만 춤은 언어가 1순위로 중요하지 않다는거. ㅋ

독일어는 못알아들었지만 밸리댄스용어는 중간중간 들리더라는거.

마치, 병원에 갔을때 언어는 못알아듣지만 내가 의학용어는 찰떡같이 알아듣는 것처럼. ㅋㅋ

(신기했다. ㅎㅎ)

 

남편은 사실 내가 춤을 추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한국남성분들과 연애를 하거나 썸을 탈때 항상 끝에 어그러졌던게 내가 지나치게 춤을 좋아한다는 거였다. 이게 좀 케이스가 다른게, 유흥을 위해서 어딜 막 나가는게 아니라 내 남은 시간의 대부분을 학원에서 배우는 데 쏟거나 돈을 모아서 워크샵을 간다거나, 대회 준비를 한다거나 이런게 좀 심했지. ㅋㅋ

3교대 근무 뛰면서 배우러 다니고 이러니 결혼전부터도 난  늘 시간에 허덕였다. 없는 시간 쪼개서 일하고 배우고 연애하느라고.ㅋ

너는 내가 1순위가 아니냐며 그걸로 많이 싸웠던 기억이 있어서 오히려 남편이 외국인이니까 내심 날 이해해 주지 않을까 기대한 것도 있었다.

분명 결혼하기 전에 난 결혼하고서도, 아이를 낳고서도 춤을 출건데 괜찮냐고 얘기하고 또 얘기해서 서로의 동의하에 결혼을 했음에도 남편과 시댁은 내가 일과 가정에만 충실하길 원했고, 독일로 오면서는 (춤과 관련된 인프라)내 팔다리가 잘렸으니 너가 뭐 어쩔건데 라는 생각도 한것 같다. 아, 남편은 여행이 본인의 라이프라고 하여서 나는 남편 혼자 여행가는거 터치 않하고 보내는 편.

그런데 춤을 안춘 내가 계속 짜증도 많이 내고 우울해 하면서 뭔가 잘못되고있다는 걸 느낀것 같았다.

학원을 알아봤고 너가 뭐라고 하든 나는 다시 춤을 출거다 라고 얘기했을때 반대를 하지 않음. ㅋㅋㅋ

그래... 최근에 내가 좀...

성격파탄자가 되어가고 있었지... ㅋ

다음주까지 남편의 출장이 끝나면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