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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살으리랏다!!!

독일 학교에는 왜 특수반이 없나요? 2. (내가 겪었던 독일의 통합교육)

그랜슐레에서 만난 장애 아이들

이 아이를 처음 만난건  등교 시간이었다. 뇌성마비 아이인듯 싶고 스티븐호킹박사처럼 삐까번쩍한 전동휠체어를 타는 아이이다.

한날은 비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이었는데 늦었는지 전동휠체어로 쌔앵~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더라. 도우미 선생님도 조깅하듯이 따라서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제이든은 형아 알렉산더를 내가 라이딩을 해주고 와야 하기 때문에 30분 늦게 등교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 아이의 운전솜씨는 예술이었다. ㅋ

아침에 그 많은 아이들 가운데에서도 누구하나 부딪히지 않고 전동휠체어로 바람을 맞으며 운동장을 누비고 다녔다. 도우미 선생님은 그 아이를 먼 발치에서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신기하게도 운동장에 그 많은 아이들도 전동휠체어를 피해서 잘만 놀더라. 운동장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엥? ㅋㅋㅋ) 분필로 그림도 그리고, 탁구도 하고, 공놀이도 하는 무수한 아이들 틈에서 드라이브를 정말 잘 하더라. ㅎㅎㅎ 학교가 2층까지 있었고 엘리베이터와 리프트, 엄청 넓은 장애인 화장실이 각 층마다 계단마다 있었다.

 

이 세명을 포함, 제이든까지는 도우미선생님이 1:1로 케어하는 상황.

 

다른 아이는 왜소증이었던 아이였는데 이 소녀는 신체적으로만 다르게 생겼을 뿐 다른 기능은 괜찮아 보였다. 도우미 선생님 없이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생활을 했다. 

 

어느 아이 하나라도 장애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소외되지 않고 평범하고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한국에서 일반학교에 내 아이가 다녔다면 ... 다른 모습이었을것 같다...
이미 한국에서 일반 어린이집에서도 설움을 많이 당한 경험이 있어서 다니지 않았어도 짐작은 가능하다.

 

그럼에도 "장애"를 받아들이는 건 부모에게 힘든 일이다.

한번씩 도우미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 아이가 먼저 특수학교에 배정이 되었다는걸 알게되었다. 난 이미 교육청에다가 특수학교 요청을 하면서 일시적으로 여기 있게 된 케이스인걸 다른 쌤들도 알고 있었다.

난민출신의 아이는 아직도 부모님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제이든이 특수학교에 가서 상담을 받고, 절차 설명을 듣고, 특수학교에서 직접 그랜슐래로 선생님이 오셔서 제이든의 일상을 하루 관찰하고 갔었는데 이 아이는 부모님이 뛰어난 언어천재라 상호관계가 잘 안될뿐 아이가 특별할 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거다. 

나의 남편과 시댁 역시 제이든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부정하다가 독일에 와서야 강제적으로 인정을 한 케이스다. 우리 남편도 시댁도 사실은 평범한 사람들이 거치는 단계를 걸어온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미움이 좀 잦아들었다. 난 간호사였고 아픈 환아도 많이 봤었기에 일찍 받아들인 면도 없잖아 있다. 

 

내가 만나지 못한 아이도 한명 있었는데 심장이 안좋은 아이라 이 아이는 특수학교에서 입학이 힘들것 같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아마도 잦은 병원생활을 해야해서 간헐적으로 그랜슐레에 나오는 아이 같았고 모두들 안타까워했다.

 

부모가 끝까지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학교장의 권한으로 아이는 특수학교로 진학을 할 수 있다. 부모의 의사와 상관없이.

독일은 철저히 아이 위주로 생각하는것 같다.

아이가 일반학교에서 다니는 것보다 특수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판단이 되면 그때부턴 부모의 반대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아이의 장애를 인정을 하든 말든은 두번째 문제다.

아이에게 특수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판단이 되면 학교장이 직접 교육청에 의뢰를 하고 특수학교로의 진학절차를 밟는다.

책으로만 의사소통을 하던 그 아이는 학교장이 직접 의뢰를 한 상태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은 어떤 피드백도 도우미선생님께 말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그럼에도 그 아이는 특수학교로 갈 수 있을거란 말도 들었다. 

 

한국의 통합교육은 진짜 통합교육이 맞을까? 

한창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장애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피드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수학교가 없어서 통합교육이라는 명목하에 일반학교의 특수반으로 입학하는 아이들의 일상...

한국에서 통합교육은 "동상이몽"이다.

부모는 아이를 보내면서 조금이나마 정상발달을 하는 아이들과 부대끼며 발달을 따라잡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고, 이렇게 같은 공간에서 다같이 지내다보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보낸다.

(물론 제일 큰 이유는 특수학교에 못 보내서 온거다.)

교육청에선 SKY대학보다도 입학하기 어려운 특수학교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통합교육이라는 명목하에 특수반에 아이를 밀어넣는다. 여기서 한번 더 생각해 볼 게 있다.

통합교육에 필요한 아이들이 특수반에 따로 있는게 통합교육이 맞나?? 뭔가 모순되고 아이러니하다.

특수반에 아이 대 교사가 3:1이고 보조교사까지 있어서 겉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다.

학년별도 아니고 그냥 장애아이들을 특수반 한반에 몰아넣었기에(폭력적인 언어 미안..) 아이의 학년도 기능도 다 제각각이다. 

일정시간은 일반반으로 아이들이 간다.

그 외의 시간은 다시 특수반으로 온다.

아이들이 메뚜기 뛰듯이(?) 반을 왔다갔다 한다.

무엇보다도 안정된 환경이 필요한 장애아이들이 정상발달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을 만든다는 명목하에 이 반으로 이리가고, 저 반으로 저리가고 해야한다. 통합시간에는 갑자기 많은 아이들과 낯선 선생님과 시간을 보낸다.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어느정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환경과 사람에 민감한 아이라면?!?!

또다른 폭력이나 다름없다.

통합교육이 안되는 아이들을 밀어넣고 있는게 반 이상일거라 감히 확신한다.

 

아이와 함께 일반 그랜슐레를 다니면서 통합교육을 경험한 건 굉장히 큰 행운이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통합교육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니까...

 

지금은 부활절 방학(봄방학)기간이다.

다음주부터 또 제이든은 슐레버스를 타고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지!

2주간 고생했다, "나"님..

방학이 끝나간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