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또 그 전화가 오겠지 했었다.
병원) "안녕하세요, 서울아산병원입니다.
*******제이든 어머니 맞으시죠?"
나) "네, 맞아요."
병원) "내일 예정되었던 검사..."
니) "또 미뤄지나요?"
제이든의 검사가 3번째 미뤄진 날이 내일이었다.
아직 전공의 파업이 끝나지 않았고,
제이든은 진정검사를 진행해야하는 아이라
전공의가 없으면 검사를 받을 수 없다.
재작년 아놀드키아리증후군, 시상하부두개골조기유합증후군을 진단받은 후
수술을 해야할까봐 마음 졸이며 Big 5병원중
세곳을 돌아다니며 얻은 결론은
"제이든에게 이 수술은 의미가 없다" 였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질환과 발달지연이 이 수술을 받는다고해서 나아지지 않을거란 얘기였다.
그래서 1년에 한번 MRI를 찍어보는걸로 경과관찰하자는 의견이 세 곳에서 나왔다.
그리하여 작년 12월에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찾았던 소아신경외과.
원래 봐주시던 교수님은 해외연수를 가셨다고 한다.
지금 교수님께서 제이든을 천천히 보시더니
아이의 뇌압을 체크해야겠다고 하셨다.
지금까지 잘 지내왔는데? 왜??
기능적인 문제는 이제 영향이 없겠지만
엑스레이와 CT상에서 지압흔이 선명하고
머리뼈는 얇아서 이런경우 현재도 뇌압이 높을 수도 있다고.
뇌압이 높으면 기능적인 문제는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생길것이고
기능적인 문제가 안생긴다고 하더라도
얼굴 변형이 올수도 있다고 하였다.
수술할거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하자고 하셨다.
...............
안돼... ㅠㅠ..
제이든이 7살인 이제야 말 시작하고, 지능도 낮고,
기저귀도 못뗐지만
내가 그나마 우리 제이든 얼굴보고
큰 위로받고 살고 있는데 ㅠㅠ
안될일이지... 싶어 뇌압측정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뇌파검사때 재우면서 안구검사 두번 시도했으나 실패.
이제 남은건 spinal tapping...(뇌척수액검사)
그런데 전공의 파업이 시작되어버렸다.
2월에 예정된 검사는 3월 -> 5월 ->
그리고 7월까지 미뤄졌다.
예전에도 해본적 있다. 제이든 태어나고 얼마안되어 중환자실에 있었을 적에... 2번...
그때는 열이 펄펄 끓어서 뇌염도 같이 왔을까봐 한거였고
이제는 뇌압을 측정하기위해 세번째 시술을 받아본다.
엄마도 태어나서 40년이 넘도록 한번도 안받아본걸
너가 다 하는구나... (뭐 좋은거라고... ㅠㅠ)
당연히 또 날짜를 미루는 전화일줄 알았다.
병원) "교수님이 내일 검사 진행하시겠대요"
나) "제이든은 검사할때 재워야 돼요.
전공의 없이 하신대요?"
병원) "아니요. 의사선생님들 다 있는 상태에서 할거예요. 늦지 않게만 오세요.
교수님께서 12시에 tapping하시고
오후에 외래 보실거예요."
교수님이 직접 하실 모양인가...?
계속 미루기엔 너무 찝찝했던 차였다.
외래에서도 아이 상태 잘 보라고,,,
의식 쳐지거나 토하거나 경련 시작되면
지체없이 오라고 하던 차였다.
내가 우리 아이 붙잡고 환자 보듯이 동공반사를 보고
신경계 사정을 하며 맘 졸이며 기다렸던 몇개월이었다.
그런데 막상 내일 당장 한다니 기쁘다기 보다는
왜이렇게 불안하냐...
진짜 수술하자고 하면 어쩌지? 중환자실에 들어가야겠지?
혹시나 편마비같은거 오면 몇개월은 재활 받아야겠지?
나 직장 그만둬야겠지?
제이든 수술하면 당분간 병원서 지내야 하는데
큰애는 어쩌지?
이만큼 발달 올라왔는데 수술하고
다시 신생아처럼 돌아가버리면 어쩌지?
별이별 생각이 다 든다...
12시에 검사하기로 했다는 전화를 받고, 오후 5시, 오후8시에 최종전화 받았다.
내일 검사 진행한다고...
다행히 오늘은 환자가 적어 나도 병원에서
나이트 근무에서 빠졌다.
남편은 부랴부랴 내일 오프를 받았다.
6년만에 처음으로 남편과 함께 아이 병원을 가본다.(나쁜...)
변비가 뇌압 올리는것처럼 보일까봐 우는 아이에게
관장을 해서 억지로 대변을 누였다.
밤 12시부터 금식이라 저녁도 푸짐하게 먹였다.
얼굴을 보는데 왜이렇게 짠하냐...
내가 아프게만 안 낳았어도.. 너가 이 고생을 안하는데 싶어 왜이렇게 눈시울이 붉어지냐...
교회 속 모임에도 기도요청을 했다. 수술 안하게 해달라고.
시술하는동안 아무 사고 없게 해달라고...
근데... 뭐.. 필요하면 해야지... 어쩌겠냐...
내일 험난한 일정이 예상된다..
제이든, 엄마가 사랑하고 미안해...
검사 잘 받고 오자. 사랑한다, 우리 아들.
'우당탕탕 아들과 엄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번 염색체 미세결실 증후군 2. : 제이든의 신생아시절 (0) | 2024.07.15 |
---|---|
16번 염색체 미세결실 증후군 1. : 쉽지 않았던 임신 유지와 출산 (3) | 2024.07.12 |
장애아동은 어떤 어린이집을 다닐까? (부제:장애전담어린이집 입성기) (0) | 2024.07.08 |
워킹맘이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feat. 파란만장한 어린이집 유랑기) (0) | 2024.07.03 |
전공의 파업속에서 진행된 spinal tapping(... 교수님 힘들겠다...) (0) | 2024.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