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용기내서 가기가 그렇게 어려웠던 병원진료중에 하나는 당연히 치과가 아닐까 싶다. 나는 나이에 비해 치아가 엉망이다. 이미 20대였을때부터 할머니 이빨이었기에 내 아이만큼은 건강한 치아로 관리해주고 싶었다.
처음에 아이를 치과에 데려간 날 충치 9개를 발견한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ㅠㅠ..(못된 엄마...) 그 이후로 3~4개월에 왠만하면 치과진료를 데리고 가는편이다. 내가 가는 곳은 퍼스트어린이치과.
둘째 치과치료는 아예 엄두를 못내고 있는 상태에서 큰애를 데려갔었는데 유독 한 아이가 눈에 띄었다. 장애아동을 잘 다루는 치과가 많지 않은데 제이든보다 조금더 컨트롤이 필요한 아이 같았는데 의사선생님도, 간호사들도 싫은내색 전혀 없이 아주 능숙능란하게 아이를 데려가서 하는 모습에 조심스레 카운터에 물어봤더니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데.리.고.오.세.요"라고 말씀해주시더라.
키즈치과라고 하더라도 아이가 컨트롤이 힘들면, 또는 완강히 거부하면 못한다는 식의 반응이 많기에 많은 장애아동이 울며 겨자먹기로 대학병원에 있는 치과에 가고 (치료를 위해)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대에 아이를 눕힌다. 나는 이게 당연한 수순인줄 알았다... 내 아이가 다르니 감당해야지... 했었다...
병원이나 재활에서만큼은 백퍼 독박육아 7년째인 나.. 걱정 한아름 들고 알렉산더랑 제이든을 데려갔었는데 정말 1도 불편한 눈치 전혀 안받고 치료를 진행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ㅠㅠ) 제이든 경우 소아과 두군데 포함한 모든 로컬의원에서 거부하는 바람에 예방접종 하나조차도 대학병원에 가서야 맞을 수 있었다. 돌이 지나서 감기로 한번씩 봐주던 가정의학과 의원에서 제이든을 받아줬고 그때부터는 좀 편해졌다.
그날이 왔다. 치과정기검진...
치과 진료를 받고 나면 3개월즈음 지나면 정기검진을 받으러 오라고 친절히 카톡안내가 온다.
"오늘 주사 안맞는거지?" "이빨 안뽑는거지?" "안아픈거지?" 첫째에게서 백만번 확인을 받고서야 겨우 치과에 갔다. ㅋㅋㅋ
퍼스트어린이치과는 예약도 받지만 맞벌이 부부를 위해 매주 화,목은 6시30분부터 야간진료를 오는 선착순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나같이 시간에 쫓겨서 사는 워킹맘에겐 이 방법이 훨씬 편할때가 있다. 오늘은 시어머니와 함께 왔다.
치과에 들어서면 정면에 놀이방이 있다. 알렉산더랑 제이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놀이방으로 직행한다. ㅋㅋ
언제 이만큼 컸지? ㅋ (그래도 아이는 아이였다. ㅎㅎㅎ)
알렉산더는 제법 의젓하게 놀이방 옆에 있는 엑스레이실에서 치아파노라마를 찍었다. 그전에 손잡고 빌고 빌어서 엑스레이만 겨우 찍었었는데 .. 많이 컸다. ^^
그래도 의사선생님의 손이 들어가는 순간 대성통곡을..ㅋㅋ 간호사쌤이 급히 투입되어 아이를 잡고 진료봤다.ㅋㅋㅋ 애는 애다.
제이든은 역시나 치료실 안에 있는 별도의 방에서 미라처럼 ㅋㅋ 속박을 하고 엑스레이로 대체했다. 그새 힘이 더 세졌다... 잘 고정했는데 미친듯이 머리를 움직이는 통에 왼쪽뺨이 멍들었다. 속상속상. ㅠㅠ.. 형아가 의젓하게 의자에 앉아 진료를 받나 싶더니 울고 난리가 나면서 같이 울고.... 이런 전쟁통이 없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두달뒤면... 우리 가족은 독일로 출국을 한다.. 저번주에 갑자기 정해짐.. ㅠㅠ.. (아놔... 나 제이든 초등학교 입학시키려고 특수교육청 면담도 다 해놓은 상태였는데. ㅠㅠ...) 2년간 거주해야 하니 어쨌거나 급한 치료는 다 끝내고 가야한다.
의사선생님께 말씀드리니 유럽쪽 치과는 정말 쉣쉣쉣이라고 ㅋㅋ 무조건 치료받고 가랬다. 나도 동의합니다. !!ㅋㅋ
알렉산더는 어금니쪽 유치가 빠지면서 다음에 나올 영구치 공간확보를 위해 링을 걸어놓은 상태였다. 출국 2주전에 링만 빼고 가면 될것 같다고 했고 다행히 더 충치가 생기진 않았다. 제이든 같은경우 이발 3개가 사이사이에 충치가 진행중에 있는데 한국에 있더라면 3개월마다 추적관찰하면서 심해지면 떼우면 되는데 2년의 시간동안 치과 못 올거기 때문에 과감히 중간 치아는 씌우고 양 옆치아는 레진으로 결정. 3주뒤 바로 치료받기로 했다.
장애인 치과 주치의 제도 (by 퍼스트어린이치과의원)
퍼스트어린이치과의원은 장애인치과 주치의제도에 참여하고 있는 정말 몇 안되는 키즈치과다. 그래서 제이든같은 아이도 능숙하게 다루셨었구나...
장애인 치과 주치의 제도란???
중증장애인이 주치의로 등록한 치과의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구강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2020년에 시작되었으나 아직까지는 시범사업으로 자발적 참여를 하는 병원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한동안 치과 못올테니 양치랑 치실 열심히 해야겠다... 고 자신감없이 다짐을 해본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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