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당탕탕 아들과 엄마

16번 염색체 미세결실 증후군 2. : 제이든의 신생아시절

출생후 : VSD(심실중격결손)을 진단받다.

출생후 울지않아 식겁했던 잠깐의 이벤트 뒤에 나는 곧장 퇴원후 아이와 집으로 왔다. 난 산후조리원을 가지 않았다. 첫애도 그렇지만 둘째 출산때도 시어머니가 오셨기에 착한며느리병(?)에 걸려서 곧장 아이와 집으로 왔다. 대신 산후도우미는 2주간 쓰기로 했다. 남편이 외국인이라 두사람 소득이 잡히지 않아 이 당시에 나는 미혼모(?) 비슷한 혜택으로 산후도우미를 이용했던것 같다. ㅠㅠ... 지금은 워낙 국제커플이 많아서 바뀌지 않았을까 ㅋㅋㅋ
 
퇴원준비를 하는데 아이에게서 murmur sound가 들린다고 했다. 심장에서 들리면 안되는 심장잡음이다. 심장내과를 협진해 놓을테니 일주일 뒤에 데리고 오라고 하셨다. 내가 임신중기때부터 입원생활을 하면서 태아보험을 들지 못했다. 아이 출생후 괜찮으면 바로 어린이 보험을 들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태어나자마자 심잡음이 들린거다. 

가입할 수 있을 때에 태아보험에 드는 걸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한동안 제이든은 보험 가입을 못해서 국민의료보험으로만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일주일뒤에 심장초음파를 쪽쪽이를 물려가며 시행했다. 내가 심초음파를 잘은 볼 줄 모르는데 심장 밑쪽에서 태극문양으로 피가 도는게 보였다. 동맥,정맥혈이 섞이는것처럼 보였는데... 아..  원래 그렇게 보이면 안되는데...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가끔은 아예 모르는게 나을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수님께서도 심실중격결손이라 얘기하셨고, 구멍 크기가 꽤 커서 수술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하였다. 예전에는 가슴 전체를 여는 개흉술을 해야하지만 요즘은 의료기술이 좋아져서 어른들이 심장시술받듯이 시술도 가능한 상태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이날 산호도우미 앞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이게 시작이었다.

생후 2주부터 전신경련 시작... // 비열성, 무호흡, 심박동수까지 떨어졌다.

생후 일주일부터였나 아이가 어린이 꼭 째려보듯이 눈이 살짝이 돌아가는게 보였었다. 신생아에게는 "가성사시"라는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가성사시인가 싶었다. 지금 돌이켜 보니 잠깐식 경기를 했던게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아기들이 태어나면 산후조리원에서 2~3주를 보내다 오는데 나는 생후 3일만에 데러온 아기이니까 물어볼 데가 딱히 없었다...
생후 2주경 "음!음!음!" 하는 소리에 보니 경련을 하고 있었다. 10초 이내에 멈췄다. 열은 없었다. 
 
아이를 데리고 급하게 응급실로 갔다. 비열성 경련이라서 며칠만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지켜보겠다고 하였고 이틀뒤에 퇴원. 그리고 다시 전신경련.. 하루만에 다시 NICU로 입원. 경련이 반복되었고 입퇴원도 반복되었다. 한달새 3~4번을 입원했다.
 
10초 이내의 경련은 1분을 넘어갔고 급기야 집에서는 호흡이 멈추고 돌아오지 않았다. (무호흡성 경련도 경련이 끝나면 빠르게 호흡이 돌아와야한다.) 무호흡 30초 넘으면서 등과 가슴을 두드리며 급하게 119를 불렀다. 내가 간호사이긴 했어도 이렇게 갓난아기 호흡 멈추는 것도 처음 봤고 CPR을 해야하는 상황인지 인지가 안되었었다. 119 도착했을때 아이의 맥박이 56회였다. 나중에 찾아보니 제이든은 CPR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서너번을 입원하면서 제이든은 응급실에서 단 한번도 기다린적이 없다. 바로 중환아 베드로 직행했었으니까.. 
 

산후조리도 안되서 얼굴 퉁퉁 부은채로... 언제 경기할지 몰라 동생, 제부, 나 이렇게 불침번을 서면서 입원생활을 했다.

우리 애가 20세를 못 넘긴다고???? 

경련이 좀처럼 잡히질 않았다. 한번 시작하면 5분은 넘어갔고,  경련시 무호흡은 여전했으며, 심장에 부담이 갔는지 맥박이 160~180회에서 더 떨어지지 않았다. 수혈도 받고 피검사 수치도 좋지 않았다.
피검사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0였다. 아예 경련이든 발작이든에 대항할 면역자체가 없는 거라고 보면 될것 같다.
교수님은 경련 양상을 봐서는 도제증후군이나 드라베 증후군이 의심된다고 하였고 제이든이 누워서 지내야할 수도 있다고 했다. 수명이 길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10~20% 아이들이 10대에 사망을 한다." 라는 내용이 있었던 것 같다.
 
이제 태어난지 한달째였다.. 그런데 이건 시한부 선고나 다름없지 않은가...?
눈물도 나오지 않더라. 그 와중에 어린이날을 여기 병동에서 보내기도 했다. 

제이든이 축 쳐져서 힘들어보이긴 했지만 어린이날을 축하하러 온 이모와 이모부^^

 
아직 진단명이 확실히 나오지 않았다.  괜찮아 질거야.. 괜찮을거야.. 제이든... 괜찮을거야...
좀더 기다려보자...

우리 제이든의 신생아 시절은 병원생활이 대부분이다. 발작하고나면 기진맥진해서 몇시간을 쳐져 있었다...

 
언제쯤이면 제이든과 나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기약없는 입원생활이 계속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