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독일은 이스터방학기간이다.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 되어 글을 남긴다.
그랜슐레에 다니게 되었다
3월중순에 메일이 왔다.
제이든이 그랜슐레에 있는 독일어수업에
참여하길 원한다고..
나는 처음에 우리 아이가 수업에 참석할 수 있는지 유무를 확인하려는건가 싶었다.
데리고 갔더니 그날이 1일이 되었다.ㅋ
특수학교는 8월에 시작하는 새학년에
배정을 받아야할 것 같고 그때까지는
그랜슐레에 다니는 거라고 했다.
그래도 학교에 다닐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첫날은 6개월만에 친구들을 만나는거니
엄청 신나하고 수업할때 곧잘 옆에 앉고 하더니
이튿날부터 노는게 아니라는걸 알고는ㅋ
첫 일주일은 수업 참여 전혀 못하고 서너시간 내내
교실앞에만 서성이고 돌아다녔다.
이 학교에 10살 자폐아이가 있어서 도우미 선생님이 제이든도 함께 돌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함께 있어봤는데 제이든은 그래도 한자리에서 있을 수 있는 반면
수업이 전혀 안되는 아이였고
10살 아이는 글을 읽을 순 있지만
눈맞춤, 대화가 전혀 안되는데다가
순식간에 밖으로 총알같이 튀어나가는 아이라
선생님혼자 이 둘을 보는건 모두에게 위험했다.
어차피 난 여기서 직장도 못 다니니까
선생님께 내가 그냥 끝까지 같이 있어도 되겠냐
물어봤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제이든과 함께 독일어반을 다니고 있다. ㅋ
관심없는 아이...하지만 착한 반친구들..좋은 선생님..
아이들이 어쩜 이리도 착할까?
난 한국에서도 제이든이 특수교육을 받았던터라
다른 장애부모들과는 달리 한국의 특수교육을
신뢰하는 편이었다.
다만 정상아이와 섞이지 못하는것,
여전히 편견이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
그런데 여기와서 느낀건.. 확실히 시선이 다르다...
첫날부터 아이들이 제이든에게
소소한 작은선물을 주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옆에 앉아서
1~20번까지 천천히 독일어로
따라하게 도와주기도 하고
놀이시간에 혼자 놀고 있으면
내 아이가 거부하더라도
옆에서 가만히 눈으로 응시하면서
위험할때 샤샤삭 옆으로 오더라..
갈땐 반갑게 잘가라고 인사도 해주고
집으로 가는길에 제이든이 보이면
버스 안에서 반갑게 이름 부르면서 손도 흔들어주고
2주차부터는 자리에 착석을 한시간 이상 한다.
다만 수업참석이 안되어서 제이든만의 공부를 한다.
저렇게 자동차 놀이도 하고, 색칠놀이도 하고
선긋기 연습도 하고, 오리기 연습도 한다.
그래도 이스터방학 마지막날 아침 조회시간 10분정도 참여를 했고
부활절 토끼찾기 게임도 참여했다.
그래도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수업을 안듣는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계속 독일어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선생님도 중간중간 제이든에게 독일어 단어를 던져주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독일어가 툭툭 나오는 순간을 캐치했다.
제이든이 제일 좋아하는 자동차부터 단어를 시작했다.
3년만 있다가 갈건데 굳이?!?!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지만
남편 근무를 연장할 수도 있다고 하고
국제학교는 이미 거부를 한 상태라 난 이게 최선이라 믿는다.
그리고 한국에 다시 오게 되더라도 독일의 공교육 시스템은 한국에서도 인정을 받을 수 있어서
학년승계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국제학교는 비인가 학교라 절차가 다르다.
무엇보다도
장애아동에게는 특수 교육이 필요하다. 언어보다 특수교육이 더 중요하다.
는게 나의 생각.
그리고 지금 이 그랜슐레기간은
제이든이 정상발달아이들과 지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들이다.
그동안 무의식적으로나마
독일어를 받아들이면 특수학교에서도
적응이 좀 더 쉽지 않을까 싶다.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는
삼총사가 있는데 ㅋ
아이들이 우리집에 방문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4월23일 개학하는날
아이들을 초대하기로 했고
부모님들께 허락을 받으라고 말했다.
(=곧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ㅋㅋ)
얘들이... 터키애들인데 영어도 곧잘한다. 캬~
너의 키가 엄마보다 훌쩍 컸을때
그땐 서로 이야기도 재잘재잘 해보고
평범하게 자라는 모습 보고싶은데
욕심일까???
엄마가 더 잘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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